📸 사진

ZV-E10에 대한 고찰

Sony ZV-E10에 대한 생각 작고, 가볍고, 간단하게 찍을 수 있다.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를 고민하면서 무게와 스위블 디스플레이를 주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아무래도 대충 찍어도 적당히 훌륭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촬영 성능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금액적인 요소 역시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A7C와 이 모델로 압축할 수 있었다. ZV-E10의 특징 ZV-E10은 소니 미러리스에서 Vlog 촬영 특화용으로 나온 'ZV'라인업에 속해 있다. 거의 모든 특징이 Vlog 촬영에 특화되어 있어서 그렇게 설계되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목적에 맞는 영상기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크기와 무게 작다. 정말 작다. 마운트 링에 거의 딱 맞춘 듯한 크기를 가지고 있다. 그..

잔해

팔레트

사과, 무르익다

한강, 황포돛대

서울은 월드컵과 올림픽을 모두 개최해 본 도시입니다. 올림픽을 기념하는 올림픽대로와 올림픽공원이 있고, 구의동에서 한강을 건너 올림픽공원을 잇는 다리는 '올림픽대교'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월드컵경기장이 있는 상암동에서 한강을 건너는 다리는 '월드컵대교'입니다. 올림픽대교는 88년 올림픽이 끝난 뒤 1년만에 개통했지만, 월드컵이라는 이름이 붙은 월드컵대교는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19년 뒤인 2021년에야 개통했습니다. 물론 월드컵대교는 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다리는 아니긴 하지만요. 주탑이 돛처럼 보인다면, 설계 의도가 꽤 잘 녹아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 마포나루의 황포돛대를 형상화한 디자인이라고 하더군요. 날이 묘하게 흐려 정말로 파도를 헤치는 돛단배처럼 느껴집니다. 우리 지명에서 도..

공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는 학생들이 기숙사에 거주하며 생활과 학업이 하나 되는 RC(Residential College)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RC 교육은 문화, 예술, 스포츠, 학술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어울리며 공동체 의식을 함양함으로써 창의적 역량을 갖춘 섬김의 리더를 양육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송도학사는 이러한 계획에 따라 RC 교육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2011년 2,463명이 거주할 수 있는 송도1학사가 완공되어 2013학년도 신입생은 한 학기씩 RC 교육을 받았다. 2014년 1월 2,923명이 거주할 수 있는 송도2학사가 완공됨으로써 2014학년도부터 신입생 전원이 RC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송도1학사는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의 ..

밤

밤은 하루 중에 가장 어두운 시간입니다. 가지런히 잠에 들으려는 이도 있고, 부스럭부스럭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도 있습니다.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윤동주, 중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한아름 걸린 은하수와, 점점이 이름 모를 별들과, 마치 먼 옛날에 살았다던 용사의 모습과, 인간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신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간은 멀게만 느껴졌던 별들을 아주 낮게, 얇..

바람, 흙, 나무, 빛

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는 흙먼지가 자욱하게 낀다. 무수한 작은 입자들이 바람을 타고 공중을 가득 메운다. 흙먼지가 모든 것을 가리고, 그 속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나무가 바람을 따라 우아하게 흔들린다. 나무가 단단하면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면 오히려 부러진다고 했다. 이 강렬한 바람 속에서 나뭇가지가 유연하게 휘어진다. 가지와 잎사귀가 새로운 리듬을 연주한다. 흔들리는 그림자는 마치 바람의 움직임에 맞춰 춤을 추는 듯하다. 햇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들이쳐 간간히 반짝인다. 모든 우연한 일들은 바람이 만들어낸다. 남미의 아마존 어느 깊은 곳에서 작은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에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허리케인이 생길지도 모른다. 바람은 나뭇잎과 가지를 춤추게 하며 나무의 노래를 들려준다. 바람이 자유로..

남산 — 1

남산은 서울의 중심에 있는 산이다. 많은 외국인들이 서울에 와서 신기해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도시 한복판에 있는 커다란 산'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특이한 위치에 있는 산이다. 남산 둘레를 따라 한 바퀴 돌기만 해도 서울 관광 코스 하나가 뚝딱 나올 것만 같다. 명동의 분주한 거리를 지나 남대문시장에서 뜻밖의 좋은 물건을 만난다거나, 이태원과 한남동의 조용하지만 또한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느껴 볼 수도 있다. 한 바퀴를 돌고 나서 고급 호텔에서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 정상에는 꽤 오랫동안 서울의 랜드마크였고, 다른 유명한 건물들이 들어선 지금도 서울을 대표할 만한 상징으로 꼽히는 N서울타워가 있다. 타워 자체는 그렇게 높은 건물은 아니지만, 산꼭대기에 있음을 감안하면 거의 500미터 높이에서 서울을..

하늘 끝까지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우리 우주에서 생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곳은 이 행성이 끝입니다. 화성이나 유로파와 같이 생명이 존재할 것으로 여겨지는 장소는 태양계 내에도 꽤 많이 있지만 어쨌든 우리의 지식으로는 지구만이 확인된 보금자리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생물은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자신의 거주지를 만들어 생활합니다. 형태는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다들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이죠. 누구는 굴을 파고, 누구는 둥지를 짓고, 때로는 남의 집을 뺏기도 합니다. 생명을 가득 싣고 있는 이 거대한 우주선에서 집을 크고 높게 지으려는 생물들도 있습니다. 브라질의 한 흰개미 무리는 오랜 시간에 걸쳐 영국보다 큰 집을 지었다고도 합니다. 더보기 Ancient termite megapolis as larg..

만개화 — 滿開花

여러분은 봄이라고 하면 어떤 색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아무래도 봄꽃의 화사하고 따뜻한 색이 먼저 떠오릅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하기에 봄에 꽃나들이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꽃을 보러 멀리까지 찾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꽃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그 방안은 그렇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특별히 시간을 내어 멀리까지 휴가를 가는 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때의 목적은 꽃 뿐만 아니라 그 지역과 주변을 즐기러 가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단지 꽃을 보기 위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옅다면 옅고, 진하다면 진한 분홍색으로 작은 꽃잎을 피워냈습니다. 겨우내 눈꽃이 피었던 가지에 다시 꽃이 피어 있습니다. 깊고 파란 하늘에 잠시나마 머무려는 듯 보입니다.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