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화 — 滿開花

2022.04.08 - ISO 50, f/1.8, 1/460s - LGE LM-Q920N(LG Q92)

여러분은 봄이라고 하면 어떤 색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아무래도 봄꽃의 화사하고 따뜻한 색이 먼저 떠오릅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하기에 봄에 꽃나들이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꽃을 보러 멀리까지 찾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꽃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그 방안은 그렇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특별히 시간을 내어 멀리까지 휴가를 가는 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때의 목적은 꽃 뿐만 아니라 그 지역과 주변을 즐기러 가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단지 꽃을 보기 위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옅다면 옅고, 진하다면 진한 분홍색으로 작은 꽃잎을 피워냈습니다. 겨우내 눈꽃이 피었던 가지에 다시 꽃이 피어 있습니다. 깊고 파란 하늘에 잠시나마 머무려는 듯 보입니다. 꽃을 본다는 것은 그 꽃이 피기 위해서 필요했던 시간을 한순간에 볼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한 나무에 자리잡은 꽃망울은 따뜻하고 좋은 어느 날 터지기 시작해 가장 화려하고 눈부신 날 만개한다고 합니다. 아니, 다 함께 피어난 그날이, 모든 꽃망울이 결국 목표를 이뤄냈기에 가장 아름다운 날이지 않을까요.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화사하게 핀 꽃들이 여러분을 반기고 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중

 

모든 꽃들에게 이름붙일 수는 없겠지만,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꽃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다시 봄이 오면 한번 해 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