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사진/시선

숨 쉬듯 자연스럽게

봄과 여름 사이 어중간한 때가 있습니다. 가장 흙빛이 강한 날들이죠. 조금이라도 더 머무르려는 꽃잎과 이제 막 솟아난 이파리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꽃은 아름답게 피어 가장 화려한 한 철을 보냅니다. 각자 개성을 가진 듯 형형색색의 꽃잎을 이리저리 흩뿌리기도 합니다. 굼벵이가 기어 올라올 때쯤, 모두들 초록색으로 뒤덮이게 될 겁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그 다음 한 철 동안은 추운 겨울을 이겨낼 준비를 합니다. 불타는 색으로 마르는 잎을 결국 떨어뜨립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채로 담담하게 눈이 내리기를 기다립니다. 바람이 매섭습니다. 눈보라가 몰아치기도 하죠. 가지마다 흰 눈이 소복이 쌓여 눈꽃이 피어납니다. 그 자리에 다시 꽃을 피워 보는 연습이라도 해 보는 걸까요. 그렇게 다..

📸 사진/시선

남산 — 1

남산은 서울의 중심에 있는 산이다. 많은 외국인들이 서울에 와서 신기해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도시 한복판에 있는 커다란 산'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특이한 위치에 있는 산이다. 남산 둘레를 따라 한 바퀴 돌기만 해도 서울 관광 코스 하나가 뚝딱 나올 것만 같다. 명동의 분주한 거리를 지나 남대문시장에서 뜻밖의 좋은 물건을 만난다거나, 이태원과 한남동의 조용하지만 또한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느껴 볼 수도 있다. 한 바퀴를 돌고 나서 고급 호텔에서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 정상에는 꽤 오랫동안 서울의 랜드마크였고, 다른 유명한 건물들이 들어선 지금도 서울을 대표할 만한 상징으로 꼽히는 N서울타워가 있다. 타워 자체는 그렇게 높은 건물은 아니지만, 산꼭대기에 있음을 감안하면 거의 500미터 높이에서 서울을..

📸 사진/시선

만개화 — 滿開花

여러분은 봄이라고 하면 어떤 색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아무래도 봄꽃의 화사하고 따뜻한 색이 먼저 떠오릅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하기에 봄에 꽃나들이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꽃을 보러 멀리까지 찾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꽃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그 방안은 그렇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특별히 시간을 내어 멀리까지 휴가를 가는 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때의 목적은 꽃 뿐만 아니라 그 지역과 주변을 즐기러 가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단지 꽃을 보기 위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옅다면 옅고, 진하다면 진한 분홍색으로 작은 꽃잎을 피워냈습니다. 겨우내 눈꽃이 피었던 가지에 다시 꽃이 피어 있습니다. 깊고 파란 하늘에 잠시나마 머무려는 듯 보입니다.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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