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흙, 나무, 빛

2019.08.01 - ISO 50, f/2.2, 1/750s - LGE LM-X415K(LG X4+)

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는 흙먼지가 자욱하게 낀다. 무수한 작은 입자들이 바람을 타고 공중을 가득 메운다. 흙먼지가 모든 것을 가리고, 그 속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나무가 바람을 따라 우아하게 흔들린다. 나무가 단단하면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면 오히려 부러진다고 했다. 이 강렬한 바람 속에서 나뭇가지가 유연하게 휘어진다. 가지와 잎사귀가 새로운 리듬을 연주한다. 흔들리는 그림자는 마치 바람의 움직임에 맞춰 춤을 추는 듯하다. 햇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들이쳐 간간히 반짝인다.

 

모든 우연한 일들은 바람이 만들어낸다. 남미의 아마존 어느 깊은 곳에서 작은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에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허리케인이 생길지도 모른다.

 

바람은 나뭇잎과 가지를 춤추게 하며 나무의 노래를 들려준다. 바람이 자유로운 춤을 추고, 나무는 그 안에서 노래하며, 빛은 그 모습을 수놓는다. 이 모든 것이 바람, 흙, 나무, 그리고 빛의 환상적이고 조화로운 퍼포먼스를 연출하는 것 같다.

 

아주 이분법적인 세상에서.